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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영주’, 뻔한 플롯이지만 끝까지 보게 하는 힘이 있는 영화
[무비포커스] ‘영주’, 뻔한 플롯이지만 끝까지 보게 하는 힘이 있는 영화
  • 강태이 기자
  • 승인 2018.11.11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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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뻔한 플롯이지만 끝까지 보게 하는 힘이 있는 영화 ‘영주’는 어른을 앞둔 19살 아이가 험한 세상에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담았다.

한날한시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졸지에 가장이 된 영주(김향기 분). 그는 고교 자퇴 후 동생 영인(탕준상 분)과 살아가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매달린다. 

그러던 중 동생 영인(탕준상 분)의 사고로 인해 큰돈이 필요해진 그는 돈 앞에서 냉혹한 현실을 맞닿게 된다. 대출 사기를 당하고, 하나뿐인 가족인 고모는 그들의 유일한 쉼터인 집을 팔라며 닦달한다. 고작 19살인 어른아이 영주가 살아가기에는 너무 힘든 세상이다.

절망의 끝에 선 영주는 부모를 죽인 가해자 상문(유재명 분), 향숙(김호정 분) 부부를 찾아간다. 부부는 영주 마음속 부모의 빈자리에 스르르 스며들고 영주는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탕준상-김향기-유재명 / CGV아트하우스

영화 ‘영주’는 ‘성장’에 대한 의미를 상기시킨다. 영화 속 모든 요소는 ‘성장’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으며 그것을 표현하는 부분에서 배우 김향기와 차성덕 감독의 힘이 드러난다. 

먼저, 화면 가득 채우는 김향기의 얼굴은 눈동자의 흔들림, 근육의 떨림까지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향숙(김호정 분)이 머리카락을 묶어주는 신과 무책임하게 죽어버린 부모를 탓하는 신 등에 사용돼 마주 보고 얘기하는 느낌을 주며 관객들을 감정의 늪으로 끌고 들어간다. 

부담스러운 앵글로 불편함이 느껴질 때쯤 카메라는 한걸음 물러서 영주의 상황을 바라보는 풀샷을 선보인다. 감독은 앵글의 강약 조절을 사용해 감정을 적절히 전달한다. 

그러한 부분은 집으로 가는 신에서 제일 잘 느낄 수 있다. 안정적으로 느껴야 할 그의 집은 매번 풀들 사이에 갇혀 멀리 보여진다. 그 험한 길에 걸어 들어가는 영주의 뒷모습은 집의 상징적인 의미를 짐작하게 하며 카메라는 냉혹한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뿐만 아니라 엄마의 옷을 입고 다니던 영주에게 새로운 옷을 사주는 향숙(김호정 분)의 모습과 피해자의 딸이라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 상문(유재명 분)의 집을 찾아간 영주가 향숙(김호정 분)이 묶어준 머리를 풀고 간 모습 등 차성덕 감독은 외향적으로 영주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김향기 / CGV아트하우스
김향기 / CGV아트하우스

‘소공녀’ 전고은 감독, ‘죄 많은 소녀’ 김의석 감독에 이어 새로운 여성 감독의 발견인 ‘영주’에서 또 다른 발견은 배우 김향기다.

깊은 여운이 남는 시나리오 때문에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는 그는 관객들에게 그 여운을 고스란히 넘겨줬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그는 딱 세 번의 눈물을 흘린다. 대부업체에 전 재산을 날렸을 때와 가게에서 돈을 훔치려다 들킨 영주가 향숙(김호정 분)과 마음을 주고받는 장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다리에서 자살하려던 순간. 슬픈 감정을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은 눈물이다. 하지만 그는 눈동자의 흔들림, 섬세한 목소리의 떨림, 표정으로 그 어려운 감정을 표현해냈다.

특히 향숙(김호정 분)이 가게에서 돈을 훔친 영주를 용서하는 신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눈물이 가득 맺힌 눈으로 “계속 같이 있어도 되죠?”라고 묻는 그의 모습은 관객이 가해자를 비극의 피해자로 이해하는 순간이다.

뿐만 아니라 감정의 변화에서도 데뷔 13년 차인 그의 능력이 느껴진다. 부모 빈자리의 채움을 느끼는 순간 그의 표정은 우리가 알던 김향기의 모습으로 변한다. 시장에서 같이 장을 보는 모습과 자신을 딸이라고 소개하는 향숙(김호정 분)의 모습, 옷을 사주는 모습 등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해주는 그들로 인해 영주는 감정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면 김향기가 영주 그 자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김향기 / CGV아트하우스
김향기 / CGV아트하우스

단단한 구슬이라는 뜻을 가진 ‘영주’. 영화의 제목처럼 단단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던 차성덕 감독의 바람은 영화 속에 고스란히 드러났으며 그대로 담겨있다.

시나리오, 배우, 촬영이 모여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완벽한 호흡을 만들어낸 영화 ‘영주‘는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러닝타임은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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