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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추적60분’ 염소 축사-버섯재배 위장까지… 갈 길 먼 태양광 발전소 사업
[종합] ‘추적60분’ 염소 축사-버섯재배 위장까지… 갈 길 먼 태양광 발전소 사업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6.15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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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추적60분’에서는 태양광 발전 사업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를 들여다보고 각종 문제점을 취재했다.

전 재산을 들여 매입한 부지가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설 수 없는 장소거나, 매달 약 1천만 원의 수익을 보장한다던 시공사 측의 말과 다르게 17년 후에나 발전 수익을 얻게 되는 등 황당한 계약도 있었다.

시공사 측에서 태양광 발전소 개발 허가를 얻기 위해 염소나 토끼 축사 등을 짓도록 권유하는 일도 있어 인근 주민들과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고 한다.

태양광 발전소 투자자인 이성주(가명) 씨는 1년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다고 토로했다.

“지인한테 소개받아 태양광 발전소에 투자하게 됐다. 개인연금보다는 장기적으로 한 20년 동안 한전하고 계약하니 좋아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직접 이성주 씨와 투자한 곳을 들어갔는데 햇빛도 들지 않을 정도로 나무가 우거지고 산길조차 깊은 임야였다.

노후대비를 위해 약 3억 1천만 원을 투자했다는 이성주 씨.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업 계약을 맺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시공사 측이 보여준 발전 허가증 때문이었다. 태양광 발전소를 허가받으려면 총 12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 씨가 본 것은 2단계 발전 허가 사업이었다.

문제는 5단계 개발인허가가 매우 어렵다는 것. 지자체를 확인해 본 결과 개발 신청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시공사 측이 마을발전기금 1억 원을 통해 민원을 해결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었다.

시공사 대표는 설계사무소에서 지자체와 함께 사업을 진행했다며 오히려 이 씨에게 화를 냈다. 그는 설계사무소 소장과 통화한 이후 진행 상황을 알려주겠다고 한 뒤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시공사 대표는 이후 아무 연락이 없었다. 설계사무소에서는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는 점과 해당 지역이 개발 행위가 안된다는 사실까지 인정했다. 이 씨는 시공사 대표의 거짓말이 탄로났다고 주장했다.

KBS1 ‘추적60분’ 방송 캡처
KBS1 ‘추적60분’ 방송 캡처

제작진은 태양광 발전 관련 업계 1위라고 자처한 시공사를 찾았다. 사무실 외부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합성한 사진이 버젓이 붙어 있었다.

해당 시공사 대표는 약 3억 원 가량만 투자하면 매달 3백만 원의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토끼 축사를 지은 후, 그 위에 태양광 발전소를 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끼 사육장 유지부터 한전 계약도 대신 해준다는 시공사. 제작진이 찾은 해당 지역은 드넓게 펼쳐진 초지로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곳이었다.

지자체 담당자는 초지로 관리하는 땅이라며 인허가 자체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시공사 대표는 태양광이 부가적 개념이라고 말했다. 즉, 편법이라는 것이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태양광 발전소 광고가 넘쳐난다. 별다른 설명 없이 고소득을 주장하거나 심지어 로또에 비유하는 곳도 있다.

최근에는 염소 축사와 버섯재배사 태양광 발전소가 지자체의 까다로운 규제를 피할 수 있어 인기라고 한다.

제작진이 직접 찾은 염소 축사 발전소에는 4개 동의 넓은 축사에 고작 20마리에 불과한 염소가 살고 있었다. 버섯재배사 역시 제대로 키우지 않는 경우가 발견됐다.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기 위한 편법이 의심되는 상황. 태양광 발전소 관련 업체들은 한국에너지공단이 불시 점검을 나왔을 경우 대응하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었다.

이른바 ‘건축물 위 발전소’는 기존 축사 위에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경우 한국전력에서 1.5배의 가중치를 더 주고 전기를 구입해주는, 농민들의 부가소득 창출을 위한 제도다.

염소 축사 발전소 중개 업체는 에너지공단에서 관리하러 오면 염소가 아파서 병원에 보냈다거나 내부 공사 중이라서 잠시 이관시켜놨다고 핑계를 대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에너지공단의 관리 실태를 조롱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에너지공단 인원이 적어서 모든 현장에 투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해당 지자체는 “버섯재배로 위장한 경우가 계속 늘고 있다”며 “후속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일회성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사후 관리를 통해 적발된 곳은 REC(전력판매 계약)을 폐기처분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KBS1 ‘추적60분’은 매주 금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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