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8-23 16:49 (금)
[이슈종합] 일본 참의원 선거 개헌발의선 실패한 아베, 향후 경제보복 수출규제는?
[이슈종합] 일본 참의원 선거 개헌발의선 실패한 아베, 향후 경제보복 수출규제는?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7.22 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도통신 설문조사선 '아베 정권 하에서 개헌에 반대' 의견 더 많아
개헌세력 160석으로 개헌발의선 164석에 미달
'한국때리기' 효과 제한적 관측…'보복조치' 계속 가능성

일본 아베 총리는 어제 있었던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 발의에 필요한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요미우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야당에 추파를 보내고 있다고 22일 전했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지난 21일 열린 참의원 선거를 통해 전체 의석의 과반은 확보했지만 이들 정당을 포함해 개헌 발의선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기존 의석을 포함해 '개헌 세력'이 얻은 의석은 160석이지만 개헌 발의선(3분의 2인 164석)에는 4석이 부족하다.

아베 총리는 21일 밤 후지TV 프로그램 등에서 개헌과 관련해 "나의 사명으로, 남은 임기 중 헌법 개정에 당연히 도전해 갈 것"이라며 "(야당인) 국민민주당 중에도 (개헌) 논의는 적어도 해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도 있다"며 "적극적으로 호소해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자민당에선 개헌 세력으로 분류되는 일본유신회에 더해 국민민주당 일부 의원에도 기대를 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의 임기는 2021년 9월까지인데, 그는 그동안 개헌을 창당 이후의 비원(悲願)'이라고 강조했다.

평화헌법의 핵심으로 꼽히는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해 2020년 새로운 헌법 시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지난 21일 TV 프로그램에서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9조 개정에 대해 "자위대는 국민 대부분이 용인하고 있다"며 "그것을 굳이 (헌법에) 쓰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아베가 추진하는 개헌에는 적극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도통신의 같은 날 출구조사에선 아베 정권 하에서의 개헌에 대해 반대(47.5%) 의견이 찬성(40.8%)보다 많아 아베와 일본의 보수가 추진하는 일본의 개헌과 군국주의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선 확보에 실패한 이유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한국 때리기' 전략이 제한된 수준으로만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정권은 2년 전인 2017년 중의원 선거에서는 북한 핵·미사일 위기를 강조한 '북풍(北風)' 전략을 써서 낙승을 거둔 데 이어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는 '한국 때리기' 전략을 썼다.

이번 선거의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4일에 맞춰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내놨고, 자민당은 후보자나 선거운동원 등에게 유권자들을 만날 때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를 언급하라는 조언을 지침으로 내놓으며 한국에 대한 보복을 선거에 활용할 생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선거 운동 기간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입에서는 한국을 향한 강경 발언이 쏟아졌다. 지난 18일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이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남 대사의 발언 중간에 말을 끊고 '무례하다'는 말을 한 것도 돌발 행동이 아니라 계산된 액션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아베 정권의 보복 조치에 대해 일본 기업들도 '부메랑'을 맞아 피해를 볼 것이라는 비판 여론도 부각됐다.

또 한국 관광객들이 줄면서 관광 산업에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고, '보복 조치가 아니다'는 일본 정부의 설명에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최고 7%포인트(니혼게이자이신문)나 떨어졌고, 극우성향 산케이신문을 제외하고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찬성 여론이 다른 한일 갈등 이슈 때에 비해 높지 않았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한국 관련 이슈는 아베 정권에 부정적인 이슈를 일정 부분 덮는데 일정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청이 '노후에 2천만엔(약 2억1천710만원)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낸 뒤 공적연금의 보장성 문제가 논란이 됐고, 오는 10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경기 악화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이런 이슈들은 한국 관련 이슈에 묻혀 부각되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 '여권의 과반 확보'라는 목표를 달성했지만, '개헌세력의 개헌 발의선 확보'에는 실패한 아베 정권은 '한국 때리기'를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안전보장상 우호국에 수출관리 우대조치를 하는 '화이트(백색)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할 계획이며,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관세 인상, 송금 규제,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기준 강화 등의 추가 조치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여권이 이번 선거에서 과반을 얻기는 했지만, 개헌 세력의 개헌발의선 확보 실패는 개헌 세력의 중심인 아베 총리의 국정 운영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어서 향후 아베 총리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선거 후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전후 체제를 만들어 가는 가운데 한일관계 구축의 기초가 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반하는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은 정말로 유감"이라며 "한국측이 제대로 답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인 논의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강제 징용 문제는 한일 청구권 협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베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해 일본의 경제보복 수출규제는 지속될 전망이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경제보복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2019.7.20 /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경제보복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2019.7.20 / 연합뉴스

조국 민정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베 총리의 발언을 소개한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고노 다로 외상과 마찬가지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과 2012년 및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수석은 "민주국가에서 야당, 언론, 학자 등 누구건 정부와 판결을 '비판'할 수 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누가 보복이 두려워 정부 또는 판결 비판을 못하고 있는가. 2019년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렇지만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사법)주권이 타국, 특히 과거 주권침탈국이었던 일본에 의해 공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의 입장에 동조하거나 이를 옹호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위 한국 대법원 판결을 비방·매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일지 몰라도 무도(無道)하다"며 "이상은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하거나 ‘민족감정’ 토로 차원의 문제제기가 아니다. 여야,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의 일원이라면 같이 공유하자는 호소"라고 했다.

이처럼 아베가 기존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국내에서 일본 불매운동은 더욱 뜨겁게 타오를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