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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기자라고 소개한 대리모 브로커, 알고 봤더니 재택근무 객원기자
‘PD수첩’ 기자라고 소개한 대리모 브로커, 알고 봤더니 재택근무 객원기자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8.07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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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6일 ‘PD수첩’에서는 지난 방송에 이어 난임 부부들을 노리는 대리모 시술 사업의 실상을 파헤쳤다. 체외수정과 인공수정으로 성공률이 높지 않은 난임 부부가 선택한 대리모 시술 사업 뒤에는 브로커들이 있었다.

2010년대 초반까지 ‘아기 공장’으로 불리며 성행했던 태국, 캄보디아, 인도, 네팔 등의 동남아시아 지역. 이곳은 이제 여성 인권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서 대리모를 불법으로 규제했다. 그래서 선택된 곳이 바로 우크라이나.

실제로 대리모를 찾아서 우크라이나로 떠나는 부부가 있는가 하면 동남아 등 해외의 대리모를 국내로 데려와서 아이를 얻는 경우도 빈번했다. 대리모 시술이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상업적인 대리모 거래가 허용된 것도 아니다. 그렇다 보니 인터넷에서 브로커 중심으로 은밀하게 거래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키예프에는 대리모 에이전시가 있었다. 이 나라에서는 브로커들이 정식으로 사업자를 등록하고 사무실도 운영한다. 이곳은 지난 10년 동안 1,000건을 넘게 중개한 업체였다. 한국 브로커도 이곳을 통해 대리모를 소개받는다.

한국인 난임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찾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국가 고객들은 태국이나 인도를 갔는데 앞서 설명한 것처럼 법적으로 금지가 되면서 우크라이나로 몰리기 시작했다.

불과 2년 전까지 세계의 아기 공장으로 불린 4억 달러 규모의 인도 대리모 사업과 네팔, 태국에서도 문제가 일어났다. 한 호주인 부부는 태국 대리모가 낳은 다운증후군 아이를 버리면서 현지에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대리모를 통해 15명의 아이를 얻은 일본인 남성도 논란이 됐다. 그는 “1,000명의 아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장을 차려 대리모 사업을 하던 캄보디아는 대리모 33명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렇게 윤리적인 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각국은 전면적으로 대리모를 금지했고 처벌도 강화했다. 대리모 중개업자들은 새로운 곳 우크라이나를 최적지로 뽑았고 한국 브로커들도 우크라이나로 향했다. 한국 브로커들이 홍보하는 우크라이나의 장점은 따로 있었다.

출생증명서를 받을 때 친부와 친모 자리가 의뢰한 부부로 처리가 된다는 것. 서류를 깔끔하게 처리해주는 우크라이나를 선호하는 이유다. 실제 제작진이 확인해 보니 대리모 기재란도 없었다. 또 한국인 엄마가 될 사람이 여행 중에 출산하는 거로 처리가 되고 있었다.

최근 청와대 게시판에는 대리모 합법화를 요구하는 글이 여러 차례 올라왔으나 큰 관심을 끌지 못 했다. 불임(난임) 여성이 부모가 될 수 없다는 점과 질병으로 인해 임신이 불가능한 사연들이 올라왔지만 소수의 청원에 그치고 말았다.

무법지대가 되어 버린 국내 대리모 시장은 이제 사기꾼들이 활개 치고 있다. 기존 가격을 무시하고 비싼 값으로 매매하는 이른바 ‘그레이마켓’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제작진이 전해 들은 사기꾼 김 모 씨는 대리모를 의뢰한 피해자들을 속이고 금전을 갈취했다.

그 외에도 재력가의 아이를 낳아 준 대리모가 출산 사실을 알리겠다며 협박하는 사건이 있는가 하면 관할 구청에서 자녀로 인정해주지 않는 황당한 사건도 벌어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법의 허점을 이용한 불법 행위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MBC ‘PD수첩’ 방송 캡처
MBC ‘PD수첩’ 방송 캡처

제작진은 일부 산부인과 의사의 지시에 따라 난임 카페에 가입하고 글을 올렸더니 바로 대리모 브로커에게 연락이 왔다. 사무실이 우크라이나에 있다는 브로커는 꺼림칙한 계약 조건을 내밀었다. 제작진이 부담스러워하자 자신을 모 경제지 소속 기자라고 밝혔다.

제작진이 실제로 실명을 검색했더니 브로커가 작성한 기사가 나왔다. 그런데 그와 함께 등장한 실장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주장처럼 예식장에서 근무하지 않았다. 그리고 브로커는 모 경제지 자회사인 00닷컴 소속 기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00닷컴 연예부 관계자는 “(해당 브로커는) 정식으로 일하는 정규 기자가 아니다.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객원기자다. 신문사의 산업부 기사를 사칭한 것이며 외부 취재 역할도 없다”고 해명했다.

MBC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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