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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필리버스터 뜻 뭐길래… “나경원, 민식이법 볼모 잡은 것 사과하라” (김어준 뉴스공장)
[종합] 필리버스터 뜻 뭐길래… “나경원, 민식이법 볼모 잡은 것 사과하라” (김어준 뉴스공장)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12.02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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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1일, 충남 아산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도중 차량에 치여 안타깝게 숨진 故 김민식 군의 아버지 김태양 씨와 지난 2016년 4월 14일, 어린이집 통학버스에 탑승 도중 건너편 경사로에서 제동 장치가 제대로 안 된 SUV 차량이 내려오면서 사고를 당한 故 해인이 아버지 이은철 씨, 그리고 지난 5월 15일, 송도 축구클럽 어린이 보호 차량의 과속으로 사고를 당한 故 김태호 군의 아버지 김장회 씨가 12월 2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지난 11월 29일, 자유한국당은 상정된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민식이법 등 어린이 안전 생명 안전법과 유치원3법이 막혀 버렸다. 민식이법 외에 해인이법과 하준이법 등을 볼모로 잡았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어나자 나경원 대표는 민식이법이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집권 여당이 민식이법을 비롯한 민생 법안을 정치 무기로 삼았다고 말했다.

민식이법 등 어린이 안전 생명 안전법은 상정된 법안 전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할 때 본회의 상정도 안 된 상태였기 때문에 필리버스터 대상이 애초부터 될 수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를 열게 되면 자유한국당이 나머지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대부분 언론들은 ‘여야 네 탓’ 공방으로 몰아가고 있다.

필리버스터 뜻은 의회 안에서 합법적인 수단을 이용하여 의사 진행을 고의로 저지하는 행위다. 보통 소수 정당이 거대 정당의 특정 법안을 막기 위한 수단이다. 김어준 공장장은 “상정된 모든 법안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는 의회민주주의 역사상 없는 일이다. 의회 시스템 자체를 정지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본회의를 열어서 민식이법을 첫 번째로 통과시켜도 나머지 법안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버리면 막을 수 없다”며 “자유한국당 1명당 30분만 토론을 한다고 해도 정규 국회는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이 단독으로 발의한 법안들에 대해 본인들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어준 공장장은 “여야 모두의 책임이라는 비겁한 논평이 있다. 이럴 거면 언론들은 차라리 입을 닫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김태양 씨, 이은철 씨, 김장회 씨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민식이법을 볼모로 잡았다는 것을 기자회견을 통해 확인하고 황당했다”며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으면 민식이법 등 어린이 생명 안전법을 통과시킨다’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명확히 했다. 오히려 민주당 책임이라는 나경원 대표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또 그동안 잘 만나주지 않던 나경원 원내대표 측에서 기자회견 전에 부모님들에게 들어오라고 해서 의심이 들어 응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아마도 기자회견 중에 부모님들의 항의하는 소리가 언론을 통해 전파되는 것을 방지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해 모욕한 점을 사과하라고 기자회견까지 열었으나 아직 답이 없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마치 민주당이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자신들이 기자회견 전에 나경원 원내대표 측의 그 요구를 응했다면 똑같은 식의 얘기를 들었을 것으로 의심한 것이다. 유족들은 이미 국회의원실을 일일이 찾아가 민식이법 등 어린이 안전 생명법에 관한 동의서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송에는 자유한국당만 회신율이 6~7명 정도라고 밝혔다.

유튜브 tbs TV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캡처
유튜브 tbs TV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캡처

故 김민식 군의 어머니 박초희 씨, 故 해인이 어머니 고은미 씨, 故 김태호 군의 어머니 이소현 씨는 지난 11월 27일 방송에서 행정안전위원회의 간사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이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며 논의라도 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 바 있다. ‘정치하는엄마들’과 협의해 단체로 문자를 보내도 “논의할 시간이 없다”는 답만 돌아온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박초희 씨가 촉구한 민식이법, 고은미 씨가 촉구한 해인이법, 이소현 씨가 촉구한 태호유찬이법은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박초희 씨가 설명하는 민식이법은 어린이 보호 구역 내에 CCTV 설치 의무화와 어린이 보호 구역 내 사망·사고시 3년 이상의 징역을 부가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개정안이 포함되어 있다. 박초희 씨는 “CCTV가 현재 전국에 16,789개로 전체의 5%도 안 된다. 나머지 95%를 전부 의무화로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은미 씨가 설명하는 해인이법은 13세 미만 어린이가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응급 환자가 됐을 때 즉시 의료기관에 이송해야 하며, 신고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또 어린이 안전에 대한 주관 부처를 명확히 하고 사고 피해자에 대한 응급 처치도 의무화한다. 사고를 당한 해인이는 23분간 방치되면서 골든타임을 놓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게 됐다.

이소현 씨가 설명하는 태호유찬이법은 13세 미만 어린이가 탑승하는 모든 차량을 어린이 통학 차량으로 관리해달라는 것이다. 더불어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포함되어 있다. 송도 축구클럽 사고는 지난 7월, 모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세림이법’이 유명무실하다는 것만 방증한 셈이 됐다.

‘세림이법’은 2013년 3월 충북 청주시 산남동에서 김세림 양(당시 3세)이 자신이 다니는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사건 이후 개정됐다. 2015년 1월 29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도로교통법으로 운전자 외에 성인 보호자 탑승을 의무화한 것이 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운전자 외에 성인 보호자 한 명이 동승해 어린이의 승·하차 안전을 확인해야 하며 운전자는 승차한 어린이가 안전띠를 맸는지 확인한 뒤 출발해야 하며, 운전자는 운행을 마친 후 어린이나 영유아가 모두 하차하였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태호와 유찬이를 태웠던 축구클럽 어린이 보호 차량은 도로 기준치의 2배를 초과할 정도로 과속을 했고 신호까지 무시한 채 달렸다. 게다가  운전자는 군대 가기 전에 면허를 땄고 3월에 제대 이후 4월에 취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전을 절대시하는 어린이 보호 차량을 초보자에게 맡긴 것이다. 어린이 보호 차량은 구청에서 등록증을 받아 경찰에서 발급하는 신고필증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2년마다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사고 차량은 적용되지 않았다.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체육시설 등은 적용되지만 축구나 농구 클럽은 제외됐던 것이다.

관리와 감독 주체도 제각각이라는 문제점도 노출됐다. 유치원은 교육청의 유아교육과, 학교는 교육청의 학교정책과, 학원은 교육청의 평생교육과, 어린이집은 각 부처, 체육시설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리한다. 그런데 단속은 경찰청에서 한다. 관리감독 주체와 단속 주체가 나누어져 있어 관리가 제대로 안 됐던 것이다. 이소현 씨는 해당 축구클럽이 학원이 아닌 서비스 레저 용품 판매점으로 등록이 되어 있었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던 것이다. 

박초희 씨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정부에서는 회의를 하고 움직이고 있는데 자유한국당은 본회의가 열릴지 확답을 안 하고 있다”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관련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유족들은 나경원 대표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찾아가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김어준 공장장은 관련 법안을 통과하는데 막히는 부분이 있냐고 물었고, 정치인이나 관계 기관을 특정해야 한다고 했다. 두루뭉술하게 정치권의 문제라고만 하면 해결이 안 되기 때문이다. 박초희, 고은미, 이소희 씨는 논의할 시간이 없다는 자유한국당을 언급하며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논의라도 해주길 바랐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논의를 해야 소회의와 본회의를 거쳐 법안이 통과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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